'한 달, 너무 길겠다' 라고 생각했던 기간이 이렇게 또 정신없이 지나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과 프로젝트와 알고리즘만 묵묵히 파고 있었는데, 우연히 알고리즘 동아리에서 만난 동기 형에게 우아한테크코스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우테코 ..? 그게 뭐지 ...?
사실 이번 여름에 네이버 부스트 캠프 코테를 지원한 이유로 연이 닿아 그 형이 내가 F.E에 대한 관심이 있는 걸 알고 얘기를 꺼낸 듯한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아무튼 이래저래 자소서 작성과 1차 코딩 테스트를 마친 뒤, 아무 일 없는 듯 기다리려 했지만 막상 욕심이 생기니 계속 관련 정보를 취합하고 개인적으로 자바 스크립트 공부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정말 운이 좋게도 1차 합격 통지를 받게 되었고, 그 당일부터 프리 코스 전까지 기존의 일정을 거의 정리하며 개인 프로젝트를 보면서 코드에 대한 감을 조금씩 익혀 나갔다. 지금 글을 쓰며 생각이 든 건데, 내가 뽑힌 건 조금 신기했다.
자소서에 대한 내용에 1년 동안 무언가에 몰두한 경험을 기입하는 항목이 있었는데, 개발을 공부하게 된 것도 1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관련 경험에 대해서는 마땅히 쓸 게 없었다. 대신 그 전까지 공부했던 음악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곡을 쓰고 음원으로 배포하는 과정에서 개발의 프로세스와 비슷한 점이 많아 매력을 느꼈다, 라는 내용으로 나름 어필을 했던 것 같은데 그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다행이었다. 😅
프리 코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프리 코스는 총 3주간 3개의 과제를 완수한 이후에 오프라인으로 최종 코딩 테스트를 보는 프로세스로 진행 되어 시험을 보는데만 거의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 과제의 난이도가 점진적으로 상향되기 때문에 1, 2주차 과제를 접하며 얕보다가 마지막 주 쯤에 몇 번 고비가 올 수도 있다. (내가 그랬다)
프리 코스를 진행하며 느꼈던 큰 부분은 '알고리즘 영역과 실무 영역은 한 차원 다른 영역'이라는 점에 있다. 나도 당장에야 취업을 위해 알고리즘을 공부하지만 알고리즘은 일을 잘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 알고리즘 === 실무라는 생각은 조금 지양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예를 들자면, 하나의 과제가 주어졌을 때 과제 자체를 쉽게 생각하면 얼마든지 금방 끝낼 수 있는 난이도였다. 하지만 컨벤션을 지키며 짜임새 있게, 구조를 생각하며 계속 코드를 뜯어 고치는 과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결국 과제의 난이도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상세한 커트라인 없이 공통 피드백 만으로 코스를 운영해 참여자로 하여금 제한없는 주도적인 학습을 이끌어 낸 부분이나, 공동의 PR 링크에서 서로 간의 코드를 확인하며 긍정적인 경쟁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맘에 들었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곳에서 같이 프로젝트를 만들고 협업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감도 들었지만, 혹여나 받게될 탈락이라는 결과에 너무 맘 쓰고 싶지 않아 그냥 요새는 흘러가는 듯이 주어진 과업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마치며
합불 여부를 떠나 최종 테스트인 이번 토요일이 지나면 잠시 휴식의 기간을 가지고 난 뒤, 다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미루어둔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다. 휴식을 취한 후에도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게 감사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코로나가 길어질수록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까 겁도 나지만, 솔직히 이 상황엔 어떻게든 그냥 꾸준히 하는 게 답인 것 같다. 앞으로도 화이팅해야지.
+2020.12.30 (수)
최종 합격했다... 올해 남은 운을 다 쏟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년 이맘 즈음 개발 공부를 처음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 정도의 아웃풋까지는 상상도 못했다. 늘 그렇듯 자만하지 말고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면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2021년은 더 올해보다 성장할 수 있는 한 해로 만들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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